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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시간 현장 르포] (종합) 전진이냐, 후퇴냐 기로에 선 아르헨티나

19일 아르헨티나의 수도 부에노스아이레스는 종일 긴장감으로 뒤덮여 있었다. ‘상쾌한 바람’이라는 뜻의 정취는 찾을 수 없었다.  국회의사당 주변은 저녁께부터 시위대의 욕설과 경찰의 최루탄으로 뒤범벅이 됐다.     남반구의 먼 나라 아르헨티나에서 벌어진 이 시위에 전세계가 주목하고 있다. 리버태리어니즘 개혁과 그에 저항하는 쪽의 거대한 이념 충돌이다. 툭 하면 벌어지던 시위와는 사뭇 다르다. 겉으로는 연금 개혁을 둘러싼 이익갈등으로 보이지만, 근저엔 이념대결이 치열하게 벌어지고 있다. 서로 섞이거나 수용하기 어려운 가치의 충돌이다.   리버태리어니즘의 사령관은 2023년 12월 대통령에 취임한 하비에르 밀레이(54)다. 국가의 개입이 필요없다는 수준을 넘어 국가의 존재 자체를 악으로 부정하는 입장이다. 국가원수가 그런 생각을 하니 세계의 주목을 끌 수밖에. 지난 40여년 포퓰리즘에 젖어 나락으로 떨어진 아르헨티나이기에 그 반작용으로 등장할 수 있었던 지도자라고나 할까.   우리말로 자유지상주의로 옮길 수 있는 리버태리어니즘은 개인의 자유, 자본주의 시장원리에 관한 한 신자유주의, 네오리버럴리즘보다 더 오른 편에 서 있다. 국가의 존재를 부정하는 무정부주의와도 가깝다. 밀레이는 스스로 ‘아나코-캐피탈리스트’를 자임한다. 집권 후 거침없는 개혁을 해냈다. 18개 정부부처를 단 7개로 줄여놨다. 재정지출을 거의 올스톱시켰다. 그렇게 할 일이 없어진 공무원 3만4000여 명을 잘랐다. 만성적자의 대명사이던 아르헨티나 재정이 1년만에 흑자로 돌아섰다. 그뿐인가. 초인플레의 대명사인 아르헨티나의 물가가 잡히기 시작했다. 폴란드 망명정부의 지폐 수준이던 페소화는 이제 몸값이 훌쩍 뛰었다. 이코노미스트가 올 1월 발표한 빅맥 지수에서 아르헨티나가 가장 높았다. 부에노스아이레스의 맥도날드 값은 LA나 뉴욕보다 20% 이상 비싸다.   불가능할 것이라고 포기상태에 빠졌던 일들이다. 그러나, 하려고만 한다면 아르헨티나도 할 수 있다는 걸 여실히 보여준다. 그 같은 거시경제적 자신감이 밀레이 개혁의 최대 성과다.   물론 온정주의적, 나쁘게 말해 퍼주기식 복지와 시혜에 익숙한 집단은 아직도 강력하게 존재한다.개혁에 반대하는 격렬한 시위가 이어지는 이유다.     19일 오후 9시30분 연방 경찰이 의사당 주변 골목을 모두 막아서자 본지 취재팀은 현장에서 철수했다. 골목으로 빠져나가려던 일부 시위대는 경찰에 막히자 맥주병을 던지며 과격한 행동을 이어갔다. 이 과정에서 경찰이 최루탄을 발포하자 시위대도 더는 어쩔 수 없는 모양이었다.   한 시위 참가자는 “개자식들아, 우리는 다시 오겠다”며 소리쳤다. 경찰들은 방패를 들고 아무런 반응을 보이지 않았다. 아르헨티나 최대 언론인 클라린의 산티 가르시아 디아즈 사진기자는 “다음주 수요일에 또 이곳에서 시위가 열릴 것”이라며 “이게 아르헨티나의 현실”이라고 말했다.   이날 시위는 약 6시간만에 마무리 됐다. 다음주 이곳은 그 절반을 차지하는 반대세력의 욕설과 난동으로 또 뒤덮일 수 있다. 이게 켜켜이 쌓인 포퓰리즘의 퇴적물이 리버태리언 개혁에 쓸려나가며 지르는 비명인지, 저만치 물러선 듯한 포퓰리즘이 다시 저벅저벅 걸어오는 발걸음 소리인지, 아직은 미지수다. 관련기사 [실시간 현장 르포] (6보) 아르헨티나 시위대, 무장경찰과 맞서 [실시간 현장 르포] (5보) 아르헨티나 시위, 의사당 앞서 일촉즉발 [실시간 현장 르포] (4보) 아르헨티나 시위대 격화 [실시간 현장 르포] (3보) 아르헨티나 MAGA 시위 본격 시작 [실시간 현장 르포] (2보) 아르헨티나 MAGA의 현장 [실시간 현장 르포] (1보) 아르헨티나 MAGA의 현장 부에노스아이레스=김상진 장열 기자실시간 현장 르포 아르헨티나 종합 아르헨티나 재정 나라 아르헨티나 아르헨티나 최대

2025-03-19

[실시간 현장 르포] (5보) 아르헨티나 시위, 의사당 앞서 일촉즉발

  부에노스아이레스 현지시각 저녁 8시 현재 경찰과 시위대는 일촉즉발 상황이다. 난폭해진 시위대가 바리케이트를 부수며 의사당 앞 통제구역으로 진입을 시도하고 있다. 방패를 들고 무장한 경찰이 바리케이트 앞을 막아섰고, 오토바이 굉음을 울리며 시위대에게 통제선을 넘지 말라고 경고하고 있다. 현지 기자들은 최루탄에 대비해 방독면을 쓰고 대비 중이다. 한 현지 기자는 방독면을 준비하지 못한 본지 취재팀에게 "아무 방비 없이 최루가스를 뒤집어 쓰면 레몬즙을 코에 문지르거나 우유로 눈을 씯어내면 고통을 덜 수 있다"고 알려줬다. 일부 시위대가 과격한 행동을 하기 전까지 시위 현장 부근의 점포들은 정상 영업했다. 레스토랑이나 카페의 경우 해지기 직전까지 노천 테이블에 손님을 받기도 했다. 평화적으로 출발한 시위가 과열되기까지 3시간이 채 걸리지 않았다. 관련기사 [실시간 현장 르포] (4보) 아르헨티나 시위대 격화 [실시간 현장 르포] (3보) 아르헨티나 MAGA 시위 본격 시작 [실시간 현장 르포] (2보) 아르헨티나 MAGA의 현장 [실시간 현장 르포] (1보) 아르헨티나 MAGA의 현장 부에노스아이레스=김상진 장열 기자실시간 현장 르포 아르헨티나 일촉즉발 아르헨티나 시위 일부 시위대 시위 현장

2025-03-19

[실시간 현장 르포] (4보) 아르헨티나 시위대 격화

부에노스아이레스  현지시각 저녁 7시 현재 의사당 앞에는 여전히 수천명의 시위대가 진을 치고 있다.   시위대와 의사당 사이의 거리는 불과 약 100피트. 그 가운데는 철제 바리케이트가 가로 막고 있다. 이곳에서 한인 최초로 아르헨티나 방송국에서 앵커로 활동했던 황진이 씨는 “매주 수요일마다 집회가 열렸는데 오늘이 1001번째“라며 ”밀레이 정부의 연금 개혁안이 이슈화하면서 축구팀 훌리건까지 가세해 규모가 커진 것“이라고 말했다. 일부 시위대는 바리케이트를 발로 차는가 하면 맥주캔 등을 경찰에게 던지고 있다. 경찰을 향한 욕설이 난무하고 있다. 마리아노 후리코씨는 “저들(경찰)은 우리 아르헨티나 사람들이 아니다”라며 “저들의 가족들도 이 정권의 미친 정책 때문에 피해를 입을텐데 아랑곳하지 않는건 권력의 개가 됐기 때문”이라고 소리쳤다. 연방경찰은 시위대가 격화되는 움직임이 보이자 물대포를 장착한 장갑차를 바리케이트 앞으로 배치했다.   바리케이트 건너편에는 무장 경찰 약 300여명이 시위대와 대치 중이다. 마스크와 복면을 쓴 일부 시위대가 바리케이트를 발로 차며 경찰을 자극하자 몇몇 시민들이 막아섰다. 이 과정에서 극단적인 시위대와 평화 시위를 외치는 시민들 사이에서 시비가 붙기도 했다. 시민 100여명이 난폭한 일부 시위대를 둘러싸고 경찰을 자극하려는 행위를 자제시켰다.   해가 뉘엿뉘엿 지고 있지만, 시위는 이어지고 있다. ‘남미의 트럼프’ 밀레이 대통령의 급진 자유주의 개혁을 둘러싼 마찰음은 의사당 앞을 계속 울리고 있다. 관련기사 [실시간 현장 르포] (3보) 아르헨티나 MAGA 시위 본격 시작 [실시간 현장 르포] (2보) 아르헨티나 MAGA의 현장 [실시간 현장 르포] (1보) 아르헨티나 MAGA의 현장 부에노스아이레스=김상진 장열 기자실시간 현장 르포 아르헨티나 시위대 아르헨티나 시위대 일부 시위대 아르헨티나 방송국

2025-03-19

[실시간 현장 르포] (3보) 아르헨티나 MAGA 시위 본격 시작

19일 오후 4시, 의사당 앞으로 시위대가 몰려들고 있다. 사회주의노동자운동(MST), 노동자 권익 단체이자 좌파 혁명 조직인 폴리티카 오브레라(Política Obrera), 사회주의 좌파당(Izquierda Socialista) 등의 깃발이 곳곳에서 휘날리고 있다.   “Libertonto!“ ’자유주의자(Libertario)‘와 ’바보(Tonto)’를 합친말로 하비에르 밀레이 대통령을 조롱하는 욕설이다.     시위에 나선 모가도 플로렌시아 “생계 유지조차 힘든 노인들에게 연금법을 바꾸겠다는 밀레이는 완전히 정신병자”라며 “오늘 우리는 시민혁명에 나선 것이며 밀레이를 이제 끌어내려야 한다”고 말했다. 북소리가 사방에서 귓가를 때린다. 시위대의 외침이 점점 더 쩌렁쩌렁 울리고 있다.     헬멧을 쓰고 ‘구조팀(rescate)’ 조끼를 입은 이들이 곳곳에 눈에 띈다. 지난 12일 벌어진 연금법 개혁 반대 시위에서 수십명이 부상 당하자 이에 대비한 민간 의료팀이다. 카르아노 모레노(71)씨는 “최루탄 2개가 최저연금보다 비싸다(2 cartuchos de gas valen más que 1 jubilación mínima)”는 피켓을 들고 있다. 그는 “저들(경찰)은 우리의 목소리에 귀 기울이는 대신 힘없는 우리에게 최루탄과 고무탄을 쐈다”며 “아르헨티나 사람으로서 노인을 이렇게 대하는 내 조국이 너무나 부끄럽다”고 말했다.     지난 시위에서 경찰에게 폭행을 당해 정신을 잃은 비아트리즈 비안코(87)씨도 이날 다시 의사당 앞으로 나왔다. 당시 비안코 할머니가 폭행 당해 쓰러진 영상이 퍼지면서 전국적으로 공분을 불러 일으킨 바 있다. ‘긴축 정책과 IMF는 이제 그만!’ ‘치안장관 파트리시아 불리치와 밀레이 대통령은 물러나라‘ ’우리의 권리를 박탈하면 민주주의도 없다’ 곳곳엔 온통 현 정권에 대한 규탄이 피켓에 담겨 있다. 경찰들은 대형을 갖춘 채 시위대를 응시하고 있다.   관련기사 [실시간 현장 르포] (2보) 아르헨티나 MAGA의 현장 [실시간 현장 르포] (1보) 아르헨티나 MAGA의 현장 부에노스아이레스=김상진 장열 기자실시간 현장 르포 아르헨티나 시위 아르헨티나 사람 지난 시위 시위 본격

2025-03-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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